돌아오는 토요일과 일요일인 4월 8일과 9일, 이틀 동안 창원시에서 개최하는 진달래 축제.
해마다 창원에서 봄맞이 행사를 하는데 첫 번째는 진해구에서 하는 벚꽃축제가 있으며 두 번째는 의창구에서 하는 천주산 진달래축제다. 코로나로 인해 잠시? 중단되었다가 올 해에 벚꽃축제와 진달래축제를 개최한다.
천주산을 3번? 4번? 정도 올라갔다가 내려온 것 같다. 올라가는 길은 다 같은 길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올라가는 시기가 매번 늦은 봄인 것 같다. 아니면 늦은 가을? 봄과 여름 사이? 아니면 가을과 겨울사이?
이번에는 진달래 꽃을 보면서 산을 오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문제는... 진달래 꽃이 피어 있냐는 것과 등산하는 사람이 적당히 있냐는 것이다. 꽃이 화~알짝 피어 있어 '화려한 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를 바라는 것은 때 이른 욕심이겠지만 '수줍은 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는 피어 있기를 바란다. 등산하는 사람은 몇 명으로 정해야 적당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달천계곡공원 주차장.
6시에서 10여분 정도 모자라는 시간에 도착했는데 1층 주차장은 벌써 차들이 꽉 차 있다, 2층 주차장은 몇 군데가 비워 있었지만 차에서 내려 출발을 하려는 순간에 빈 공간이 없어져 버렸다.
주차장 출구에 세워져 있는 안내판.
달천공원 오토캠핑장은 현재 운영을 안 하고 있다. 캠핑을 하면서 3번 이상은 이곳으로 온 것 같은데 마지막 여름 휴가때 모처럼 만난 아들과 함께 왔다가 당황한 기억이 있다. 새로 산 텐트에 빗물이 새어 들어와 하루 일찍 집으로 돌아 간 기억이 있다.
캠핑을 하면서 아내가 다친 기억도 있는 캠핑장이다.
▶ 2018년 여름캠핑
주차장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차단기.
달천공원 오토캠핑장으로 들어가는 차는 안내원의 확인을 받고 진입할 수 있다.
천주산 _용지봉을 향해...
본격적으로 천주산으로 들어가는 첫 입구라고 해야 하나?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바로 보이는 달천공원 오토캠핑장을 구경하면서 걷다 보면 지방 문화재인 유적비가 보인다.
조선 중기의 정계와 사상계를 이끈 남인의 핵심 인물 미수(眉叟) 허목(許穆 1595~1682) 선생의 유적비이다.
유적비문에 의하면 선생이 수학을 할 때 이곳에 머물면서 당시의 창원지방의 지식인들과 교류 하였고 88세가 되던 해에 경기도 연천의 달천(達天)에서 생을 마감하였다고 생겨져 있다.
허목선생의 학문이 이 지방에 끼친 영향이 지대하여 후일 창원지방의 유림이 유적비를 세웠다고 기록되어 있다.
허목선생은 과거를 치르지 않고 우의정까지 오른 인물로 학문과 정계, 사상계를 아우르는 당시의 대표적 인물이며 서예 전서체 제 일인자로 명성이 높으며 창원 회원서원에 선생의 신위가 봉안되어 매년 제향을 올린다.
조금씩 가팔라지는 임도를 따라 계속 걷다보면 계곡의 물소리가 다른 곳에 비해 크게 들리는 곳이 있어 내려가 봤다.
달천 약수터
전에 갔던 기억속의 약수터는 물을 마시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던 것 같은데...
다른 산의 약수터인가?
시루봉? 무학산?
정확히 기억이 안나네. ㅎ
기다리던 정상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아직은 활짝피지는 않은 진달래. 아마도 1주일 후에는 활짝 피워 등산객들을 반기지 않을까?
정상은 아니지만 전망대에 도착했다.
내가 선택한 등산길에는 2곳의 전망대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이지만 다른 등산길을 선택하면 3개의 전망대를 통과할 수 있다.
용지봉이 있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오르막길.
올라가면 바로 정자가 있으며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는 헬기장이 있다. 헬기장을 통과하면 바로 정상이다.
용지봉이 있는 곳에서 바라본 헬기장과 정자가 있는 모습이다.
정상에 있는 정자.
이곳에서 간단하게 준비해 온 먹거리를 먹으려고 했는데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 포기했다.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도 앉을 만한 곳만 있으면 앉아서 음식을 먹는데 혼자라서 용기가 없는 나는 먹지를 못했다.
진달래 꽃 구경만...
용지봉
천주산 정상이다.
용지봉에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은 몰랐다.
천주산을 올라왔다는 기념으로 용지봉 비석을 촬영할 생각만 하고 도착했는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고 포기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일찍 올라와서 후다닥 이곳에 와서 사진을 찍고 느긋하게 꽃구경을 할 것인데...
이 사진을 찍고 용지봉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는 사이에 사람들의 줄이 더 길어져 버렸다.
내려가자!
진해의 벚꽃축제에 참석해서 꽃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걷고자 시간을 내기에는 맘이 그다지 생기지 않는다. 또한 일상의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벚꽃도 많다. 내가 살고 있는 진해는 물론 창원에도 벚꽃은 많다. 회사의 창문 너머 도로변에도 벚꽃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일하면서도 수시로 볼 수가 있는 벚꽃이다.
나이가 들면 복잡한 것, 움직이는 것이 싫어진다는데...?
그런데...
갑자기 천주산에서 하는 진달래 축제가 생각이 나 버렸다. 진해에서 하는 벚꽃축제 기간 동안에 하루종일 일을 하는 아내. 이런 아내 덕에 회사를 마치고 집에 가서 혼자 다 해결해야 하는 날이 1주일이 넘는 오늘, 갑자기 생각이 나 버렸다. 매번 봄이면 천주산에서 진달래 축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갑자기? 왜? 생각이 났을까?
혼자서 집을 지키는 것이 질리는 쯤에 천주산에서 하는 진달래 축제가 생각이 나 일정을 살펴봤다.
어라? 다음 주 토요일과 일요일이네?
"
음...
그러면....
오늘이 금요일이니...
진달래를 편안하게, 여유롭게 구경하면서 산을 오를 수 있는 날은 이번 주 일요일 뿐이네...!
"
문제는 오늘이 금요일이라는 거다.
오전 7시부터 일을 하는 주.
토요일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아직은...
몸 상태도 정상적이지 않는데 무리를 해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잠을 잤다. 일어나 출근하고 일을 하면서도 결정을 하지 못하고 퇴근을 하였다. 집에 와서도 결정은 못하였지만 몸은 작은 등산가방을 시작으로 하나, 둘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내가 올라가는 등산길은 대략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시간이다.
달천계곡주차장 → 달천약수터 → 만남의 광장 → 헬기장 → 정상 → 달천계곡주차장.
달천공원 주차장에서 출발해서 다시 도착하는 동안 걸린 시간은... 4시간이 넘는다. 일반적인 등산 시간의 2배가 넘게 걸렸다.
너무 놀았나?
ㅎㅎㅎ
축제보다 1주일 앞에 다녀온 천주산 등산.
진달래 꽃을 보기 위해서인지...
혼자서 집을 지키기 싫어서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는 없지만 기분은 좋았고 몸도 가볍다. 계절마다 다가오는 봄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서 만나는 봄이다.
2023년 0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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