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10여 일 전부터 일기예보를 보는데 2박 3일의 캠핑 기간 동안 비가 내린다는 예보는 없어지지 않는다. 캠핑장을 예약하면 무조건 비가 내리는 것인지, 비가 내리는 날에만 예약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지만 힘들게 캠핑장을 예약을 했는데... 비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면서 캠핑을 포기하게 되면 아쉬움이 생긴다.
비는 내리지만 강한 바람은 불지 않을 것 같아 이번에도 무조건 출발했다.
목적지는...
서당골 오토 캠핑장.
보통은 낮 근무 때 캠핑 날짜를 잡아 근무를 마치고 바로 캠핑장으로 출발을 하는데 이번 캠핑은 밤 근무 때 날짜를 잡아 출발하는 하루는 휴가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
출발하는 금요일.
일을 하는 아내를 아침에 태워다 주고, 돌아오면서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고, 집으로 들어와 집안 정리를 하면서 다시 한번 빠진 짐이 없는지 확인 후 조금 쉬다가 다시 아내를 태우러 다시 움직인다.
아내를 태우면서 시작되는 캠핑.
캠핑 첫날
비가 내린다는 예보이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이슬비가 내리다가 멈추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어 운이 좋으면 비가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캠핑을 준비를 하면서 비가 무조건 내린다는 가정하에 짐을 실었고, 마음도 다 내려놓으면서 바람만 불지 않기를 빌었다. 나의 바람이 통했는지 캠핑장에 도착해서 텐트를 다 설치한 후 저녁을 먹고 잠을 잘 때까지도 비는 내리지 않았다.
캠핑장에 도착!
먼저 도착해서 텐트와 렉타 타프를 다 설치하고 편안하게 쉬고 있는 부산팀. 몇 마디의 인사말을 끝으로 바로 텐트 설치하기 시작했다. 언제 비가 내릴지 몰라 일단 빠르게 텐트부터 설치하기로 했다.
텐트를 설치하고 짐 정리까지 다 끝낸 후 여유있게 주변을 둘러 보았다. 우리 사이트의 바로 옆에 있는 자유 사이트에 이상한 나무?가 화분?에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음 날에 캠장님께 물어 심어져 있는 것이 산초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 사이트가 명당 1, 명당 2.
바로 옆이 자유 사이트인데 이 사이트도 좋은 자리이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서당골에 와서 2번이나 자유 사이트에서 보낸 기억이 있는데 텐트 대신 화분?에 산초라니... 이곳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이트 몇 군데도 산초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유가 뭘까?
첫날의 저녁식사!
메뉴는 삼겹대패와 주꾸미.
미리 준비해서 가져온 주꾸미와 삼겹대패와 채소를 가지고 요리를 뚝딱한 후 저녁을 먹었다. 와인을 좋아하는 여성 2명과 소주를 좋아하는 남성 1명, 술을 못 마시는 남성 1명이 함께 와인잔을 부딪히면서 만찬은 시작되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장작불을 피웠다.
캠핑장에서 장작을 사고 화로대 씻는 곳에 누워있던 화로대를 빌린 후 식용유를 적신 휴지로 장작에 불을 지폈다. 아내가 장작을 사서 불을 지피자는 말을 나는 한쪽 귀로 흘려 들었는데 다른 남자는 사라졌다가 장작과 화로대를 들로 나타났다.
이렇게 장작불을 보게 되었는데 몇 년 만에 보는 장작불처럼 반갑고 좋았다. 흐린 날씨덕에 조금은 쌀쌀하면서 습기가 많았는데 장작불 앞에 앉아서 따스하면서 상쾌하게 밤을 즐길 수 있었다. 오랜만에 불멍을 하는 시간이었다.
캠핑장에 올 때마다 비가 와서 가져오지 못한 장작 2박스는 몇 개월 동안 집에만 있다.
캠핑 이틀 째
아침 풍경.
이른 아침에 일어났다. 이너텐트와 텐트 밖으로 보이는 것은 하얗게 떠 다니는 구름 사이로 흐리게 보이는 나무들이다. 들리는 것은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다. 캠핑장에 있는 새가 다 모여서 다 함께 떠드는 것 같다. 조금 심한 표현으로는... ' 온갖 잡새가 날아들어 마구잡이로 지저귀는 소리'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시끄러웠다.
이런 시끄러운 소음? 에도 잘 자는 사람들이 부럽기만 한 이른 아침이다.
아침.
늦잠을 잔 것은 아니지만 늦은 아침이 되었다. 다들 일찍 일어났다고 하는데... 아마도 눈만 뜨고 일어나지는 않고 이너텐트 안에서 시간을 보냈을 것으로 추측해 본다. 이렇게 조금 늦은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은 빵과 과일과 커피.
아침을 먹고 함께 캠핑장을 둘러봤다. 우리가 있는 명당자리를 기준으로 아래에 있는 사이트는 안 가보고 위에 있는 사이트에만 둘러봤다.
비가 내린다는 예보 때문인지 빈자리가 많았다. 비 내리는 예보에도 캠핑을 즐기러 오는 캠퍼분들은 다른 날의 캠핑보다 시간은 느리게, 움직임은 느긋하게 하루를 즐기는 것 같다. 비 예보가 어긋난 캠핑은 즐거움이 오래 머무는 느린 캠핑이다.
점심.
콩국수가 있는 점심이다.
서리태 콩국수.
아내가 일하는 곳의 음식 메뉴이기도 하다. 이 말은 일하는 곳에서 가져왔다는 말.
국수는 직접 만든 것.
양이 적어 보이지만 그릇이 크다. 아주 큰 그릇이다. 이번에 사용하려고 친구가 사 온 그릇인데 내 맘에 쏙 든다. 저 그릇만 있으면 다른 그릇이 필요 없다. 비빔밥이든, 면이든, 국밥이든 다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이다.
ㅎㅎㅎ
가지와 고추에 빵가루를 묻힌 후 기름에 튀겨서 콩국수와 함께 먹었다.
산까치
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돌아오면서 남겨놓은 튀긴 가지와 고추를 산까치가 쪼아 먹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다가가는 우리를 피해 주변의 나무로 날아가 버린 산까치. 남아 있는 것을 산까치가 먹을 수 있게 텐트와 떨어진 바닥에 놓아주었다. 결과는 고추만 2개가 남아서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저녁식사.
저녁은... 오리로스구이.
부추를 비롯한 야채를 넣어서 만든 오리로스구이.
남은 오리로스구이에 밥을 넣어서 볶음밥.
둘째 날 밤에도 불멍은 이어지고 우리들의 이야기는 장작불과 함께 타오르면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셋째 날
서당골에서 보내는 캠핑 마지막 날 아침.
어제 아침과 마찬가지로 운무가 가득 채워진 캠핑장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텐트에 물방울이 어제보다 적게 맺혀 있다는 것이다.
어제보다는 빠른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밥으로 간단하게 컵라면과 과일을 먹고 느긋하게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느긋하게 정리를 하는데 어째 점점 빨라지는 기분이 든다.
정리 끝!
집으로 가자!
집으로 가면서 맛있는 점심을 함께 먹는 것이 캠핑의 즐거움이며 마무리이다.
고가식당
캠핑장을 나와서 식당으로 왔는데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내가 줄을 서기 위해서 먼저 내리고, 나는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식당으로 갔는데 사람들이 많다. 오면서 전화로 물어볼 때는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아내가 좋아하는 청국장(검은콩 청국장)을 주문하여 먹었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일반적인 청국장은 냄새도 진하게 나고 맛도 진한데 고가식당의 검은콩 청국장은 순수한 청국장보다 냄새가 덜 나고 맛도 순하다고 해아하나? 콩맛이 많이 나는 검은콩 청국장이다.
고등어 구이의 맛과 잘 어울리는 검은콩 청국장이다.
6월과 7월에 걸쳐서 갔다 온 캠핑이다.
한 방울의 빗방울도 안 맞은 것은 아니지만 우중캠핑은 아니다.
캠핑 첫날 잠을 잘 때 텐트 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한데 확실하지는 않다. 아침에 살펴봤는데 물방울이 텐트에 묻어 있고 텐트 스커트에 물이 조금씩 고여 있는 것으로 봐서는 약하고 짧은 비가 내린 것 같다.
캠핑의 짐정리부터 내리는 비를 신경 쓰면서 준비를 했는데 비가 내리지 않아 다행이면서 좋았다.
명당 1, 명당 2, 명당 3.
3개의 사이트가 있는데 우리와 친구네만 있게 되어 늦은 밤까지 장작불을 바라보면서 대화와 웃음을 맘껏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처음 서당골 오토 캠핑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이번까지 4번? 정도 되는 것 같다. 가을쯤에 2번 온 것은 자유 사이트이고, 세 번째는 봄쯤에 온 것 같은데 자리는 명당 1. 친구네와 같이 온 이번에는 명당 2, 친구네가 명당 1.
언제부터인가...
우리만 다니는 캠핑에서 친구네와 함께 하는 캠핑이 되어가고 있다. 다른 가족과 함께 하는 캠핑이라 일정과 준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부담감도 생기지만 만나서 함께 어울리면 좋다. 기분 좋은 캠핑이며 즐거운 만남이다.
그래도...
아내와 함께 하는 캠핑도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군에 있지만 제대 후 아들도 함께 하면 더욱 좋고...
가끔...
ㅎㅎㅎ
2023년 6월 30 ~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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