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다.
자다가 눈이 떠졌지만 그대로 이불속에서 한참 동안 뒹굴다가 거실로 나왔다. 거실의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점차 자리를 넓게 차지하면서 집안의 먼지를 보여주는 아침이다. 반쯤은 감긴 눈을 더욱 작게 하면서 기다란 소파에 냅다 몸을 던져 누워 버렸다. 아직 일어날 때가 아닌가 보다.
푹신한 등받이를 머리에 하나, 배 위에 하나, 다리 밑에 하나씩 받치고 다시 눈을 감는다. 눈은 감았는데... 어둠은 안 보이고 밝고 따스한 연한 분홍 빛살이 보인다. 한번 더 세게 감아 보아도 연한 분홍 빛살은 사라지지는 않고 더욱 진해져 아침이 지났음을 알리고 있다. 일어나자!
집에서 편안하게 지낼 생각을 하면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거의 다 먹어갈 즈음에 아내보고 "어디 갈데없나?" 반쯤은 건성으로 말을 했는데 일정이 잡혀버렸다.
마산 오오유(OOU)
점심을 먹고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카페 오오유로 갔다.
우리 동네에도 오오유가 생겨 2번쯤 갔나? 가까이에 있는 오오유는 안 가고 멀리 있는 오오유로 갔다. 드라이브도 할 겸 안 가본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고 싶은 마음에 집 밖으로 나갔다.
실상은 한가한 일요일 오후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까?
ㅎㅎㅎ
실내에 들어서부터 넓은 공간에 시원함을 느꼈다. 사람들의 움직임과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는 다른 카페와 별반 다르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이 많다는 것과 대화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 흘러 나오는 음악소리도 크다.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부드러운 시간을 즐기려고 방문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카페 공간은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 놀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가족 단위의 손님이 많이 보였다.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은 아이들이 뛰어 노는 공간에서 공연을 하는 것 같다. 음료를 마시면서 어린 아이들이 뛰어노는 것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아이들이 사라져 버려서 둘러보니 모델분이신가? 여러 사람들이 걷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시니어 모델분들이다. 우리는 연습하는 모습만 보고 밖으로 나왔다.
음료와 빵의 맛은 다른 카페와 비슷한 것 같다.
콰이강의 다리
콰이 커피숍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면 바로 보이는 커피숍에 들어갔다가 많은 사람들의 대화 소리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가 싫어 다시 나왔다. 연륙교를 걸어서 콰이강의 다리 입구로 와서 바로 옆에 있는 콰이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대형 카페인 할리스로 갈까도 싶었지만 안 가 본 곳에 가는 것이 좋을 듯 싶기도 하고, 조용하게 쉬면서 음료를 마실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한 커피숍이다.
짐작대로 우리가 들어갔을 때는 한 팀(3명)만이 있었으며 우리가 나갈 때까지도 들어오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만의 공간 속에서 맛있고 시원한 빙수를 먹으면서 전에 왔을 때의 모습과 달라진 부분을 살펴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콰이 커피숍에서 바라본 모습.
원래는 엘가 커피숍이었는데...
지금은 할리스 커피숍이 되었다.
콰이 커피숍을 나와서 ...
백중기와야 순두부
어느 날, 어느 캠핑장에서 캠핑 둘째 날 점심을 친구네와 함께 먹었던 음식점이 진해에도 생겼다. 이날 먹었던 음식점이 본점이라고 한다.
일요일 오후를 바쁘게 돌아다니고 저녁을 진해에 있는 백중기와야 순두부에서 맛나게, 배부르게 먹었다.
어느 날, 어느 캠핑장...
진해루
저녁을 먹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진해루를 걸었다. 운동?도 하면서 소화도 시키겠다는 당찬 목표를 갖고 천천히 걸었다. 보통은 저녁을 먹고 나서는 커피숍에 가서 음료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가는데... 지금은 움직여야만 산다는 마음으로 걷기로 했다.
몇 년 만에 걸어보는 진해루. 길은 그대로인데 풍경은 많이 바뀌어져 있다. 보이던 것이 안 보였고, 안 보이던 것이 보였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인라인 타는 사람, 노래 부르는 사람, 앉아서 구경하는 사람, 애완견과 함께 있는 사람등... 사람은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들리는 말로는 밤에는 빛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거리로 변한다고 하는데...
2017년 6월 18일에 갔다 온 콰이강의 다리
종일 집에서 뒹굴면서 한가하게 보내려고 했던 일요일이 미리 짜여진 일정이 있었던 것처럼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날이 되었다.
집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시작된 한 번의 작은 움직임이 일요일의 반을 쉼 없이 움직이게 만들었다.
덕분에...
지나가버린 시간에 묻혀 있던 기억들을 현실로 끄집어내면서 추억으로 만들었다.
2023년 6월 11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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