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크리스마스
24일, 크리스마스 전날에 휴가를 냈다.
특별하고 거창한 계획이 있어 휴가를 낸 것은 아니다.
그냥 아기 예수 탄생을 핑계로 하루를 쉬고 싶다는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휴가를 내고 쉬는 날이기고 하고...
ㅎ.
24일.
아침에 퇴근한 후 먼저 한 일은 교보문구에 가는 일이었다.
문이 열려있어 떳떳하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갔는데 빛이 조금만 있는 희미한 공간속에서 청소하는 아줌마만 보였다.
아줌마와 내 눈이 마주 쳤는데...
'뭐여?'라는 의문의 눈빛으로 나를 향해 다가오는 아줌마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든 생각은 이렇다.
'헉, 잘못 왔구나. 아직 문을 여는 시간대가 아니구나.'
아니다 다를까...
다가와서 하시는 말씀이 "11시에 문을 여는데요..."
얼떨결에 손목시계를 보니 9시 20분을 넘어서고 있는 시간을 가르치고 있다.
"아... 예" 대답을 하면서...
슬그머니 들어왔던 문을 조용히 열고 다시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밖에 없었다.
계단을 내려가는 나의 귀로 문을 잠그는 소리를 들으면서...
차에 타고 시동을 켜는 순간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
-.-...
계획했던 하루 일정이 처음부터 완전 틀어지는 순간이다.
좋은 날인데...
다시 두 번째로 계획을 잡았던 병문안을 가기로 하였다.
공용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빵집에서 비~싼 빵을 싸서 병원으로 들어갔다.
간호원에게 떳떳하게 "0 0 0 씨 몇 호실에 있습니까?" 묻자 잠시 후에 들려 온 말에 또 한 번 휘청...
"0 0 0 씨 없는데요."
이건 또 뭔 소리여...
내가 잘못 찾아 온 겨?
또?
숨 한 번 깊게 들어 쉬고...
차분하게 휴대폰을 들고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다른 병원으로 이동을 하였다.
도착해서 바로 5층으로 올라가서 호실을 찾았지만 사람이 없다.
이번에도 허탕?
맘을 다시 잡고 차분하게 다른 환자분에게 물어보니 오늘이 퇴원일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원무과에서도 찾고 있다고 한다.
'휴... 다행이다.'
문득 든 생각이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살펴보니 짐은 그대로 있다.
병실에서 나와 복도에 있는 의자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30여분이 지나서 주인공?을 만날 수 있었다.
무지 반가운 얼굴이다.
ㅎㅎㅎ
아직 목발에 의지해서 살살 걸어 다녀야 한다고, 출근은 1달후쯤에 가능할 것 같다고 한다.
보통은... 환자는 침대에, 방문객은 의자에 앉아 여유를 갖고 대화를 나눠야 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이러한 기준이 어긋나 버렸다.
짐은 형수님이 다 챙기셔서 집으로 먼저 가시고...
형님과 나는 걸어 가면서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집이 병원과 가까이 있어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기에는 무지 좋다?
ㅎㅎㅎ
다음은...
케이크를 사서 아버님집에 방문하는 것인데 벌써 11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왜 11시가 문제냐 하면... 아버님이 식사를 하시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점심을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기다리는 아내의 모습이 겹치기 때문이다.
다시 교보문구에 가기는 방향이 완전 반대다.
거리도 멀고.
아버님께서 잇몸이 아프시다고 해서, 얼굴도 보고 싶기도 하고, 성탄 분위기도 있고...
해서 계획을 잡았는데 시간대가 애매하다.
그래도 움직여야지.
아파트 입구에서 마주 친 어머님은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계셨다.
방안에서는 아버님은 벌써 식사를 끝내시고 잠시 주무신다고 누워 계셨다.
케이크를 드리고 바로 나올려고 했는데 역시나 뜻대로 되지를 않았다.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왔다.
나오자 마자 어머님께서 알려주신 근방에 있는 책방에 갔다.
다행히 문이 열려 있으면서 찾고자 하는 책이 있다.
저녁에는 외식을 하면서 영화를 봤다.
'대호'
CG가 높아진 눈에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재밌게 봤다.
25일, 크리스마스.
아들한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줬다.
어제 산 책을...
선물을 받는 아들의 모습에 대해서 미리 예상을 했던 것이 그대로 100% 맞아 버렸다.
쩝...
책을 받는 아들의 표정이 아무 감정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가 책속에 문화 상품권을 보고는 웃음을 지을 것이다.
하나를 발견할 때마다 웃음 한 번...
합해서 두 번의 웃음을...
ㅋㅋㅋ
아침은 대충 먹고.. 점심은 외식.
아내의 아이쇼핑을 위해 창원에 있는 아울렛에 갔다.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 다시 영화를 보기로 정한 후 시간과 자리를 알아 보던 중 창원에는 없고 진해에만 있다.
그것도 3명이 함께 앉아서 봐야 하는데 나만 따로 떨어져서 봐야하는 자리를 예약을 했다.
어제는 배가 불러서 영화를 보면서 팝콘을 먹지를 못했다.
오늘은 팝콘과 커피를 마시면서 봤다.
영화관람의 또 다른 재미는 팝콘을 먹는 기분?...
ㅎㅎㅎ
스타워즈의 명성?에 맞는 부분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액션, CG, 이야기의 구성, 연기력... 에서 몇 %가 빠져 있다는 기분이다.
갈수록 관객의 수준은 높아지는 것에 반해 영화의 수준은 낮아진다고나 할까?
2일동안의 크리스마스 휴가은 이렇게 마무리가 됐다.
내년에는 좀 더 나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하루, 또 하루 > 오늘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해루 (0) | 2016.01.04 |
---|---|
2016년 첫 날. (0) | 2016.01.02 |
2015년... 안녕! (0) | 2016.01.01 |
영양제를 먹자 (0) | 2015.12.29 |
김치가 도착했습니다. (0) | 2015.12.09 |
댓글